생에 단 한번의 키스, 단 한번의 사랑.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먼저 "연애사진" 이라는 영화를 언급하지 않을수가 없다.

한 작가가 쓴 원작소설을 다른 두명의 영화감독이 각자 자기만의 스타일과 생각대로 영화화 했다는 점을 빼면 두 영화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유사하게 보인다.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의 이름이 같고, 영화의 플롯이 같으며, 심지어는 마지막 반전마저도 한편을 먼저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확신(예측이 아니라 확신이다)할수 있다는 점은 아무리 같은 원작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고 해도 너무 뻔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럼 정말로 이 영화는 "연애소설"의 또다른 복제판에 불과한것일까?

단지 "연애사진" 이 먼저 영화화 되었기에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평가절하되어야 할까?

글쎄...보는 관점에 따라 틀리겠지만, 나는 적어도 두 영화가 다른 감독이 만들었다는 접 외에도 나름대로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히로스에 료코"가 출연했던 "연애사진"을 보고난 후의 느낌은 뭐랄까....마치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 모호한,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어떤 낯선곳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이상적인 존재로 그려지는 시즈루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해서 마코토가 낯선 도시 뉴욕에 발을 디딘후 만나는 사람들과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은 일반적인 사람의 시선이나 경험으로서는 따라가기에도 호흡이 가쁠 정도로 생소하고 낯설었다. 마지막 반전에서 시즈루의 죽음을 알리는 부분도 너무 갑작스러웠고, 그 죽음의 이유는 당황스럽고 약간은 유치하기까지 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물론 이것들이 단점만은 아니다. 이 낯설음들은 "연애사진"이라는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인 동시에 영화 후반부의 주 무대가 되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풍경들과 훌륭하게 매치되어 관객들이 마치 주인공 마코토가 되어 뉴옥의 도심에 발걸음을 내딛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입안에 돋은 가시처럼 껄끄러운 불편함 또한 "연애사진" 이 가진 부정할 수 없는 한면의 얼굴이다.

반면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훨씬 편안하다. 무난한 캐릭터의 설정(물론 시즈루는 독특하다)과 주인공의 대학생활을 주 공간으로 설정하고 후반부의 뉴욕신을 대폭 줄임으로서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누가봐도 편안하고 납득할수 있는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거기에 같은 스토리 라인이지만 영화 곳곳에 미리 시즈루의 죽음에 관한 암시를 배치함으로서 개연성에 관한 부분에서도 매끄럽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유하자면 "연애사진" 은 유행에 맟줘 산 화려하지만 그만큼 불편한 새 양복같다면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오래 입어서 느슨해진 편안한 스웨터같은 느낌이다. 내 취향은 어느쪽인가 하면...."연애사진"도 나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쪽에 조금 더 끌린다.

무엇보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에는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마코토와 시즈루는 물론이고, 마코토의 대학 친구들과 한국 드라마에서라면 온갖 비열하고 더러운 음모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역활일게 뻔한 라이벌 유키마저도 어른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약역이 없는만큼 극적인 갈등은 줄었지만 그 대신 가슴 따뜻하고 조용히 미소짓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가지게 되었다.
"연애사진" 이 그랬던것처럼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도 단점을 숨기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 한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두영화 최고의 미덕은 관객들이 사진을 찍고 싶은 기분을 느끼메 만든다는 것이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들은 사진에 별 관심이 없는 초보자에게 조차, 카메라를 들고 세상밖으로 걸음을 옮기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만든다. 바로 그것이 이 영화들이 사랑스러운 이유이다.

개인적으로 사진의 퀄리티나 화려함은 "연애사진"이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를 훨씬 앞선다고 생각한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에서 사진은 영화의 테마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시즈루와 마코토의 사랑을 완성시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느 cf의 카피처럼 사진은 순간을 영원으로 간직하는것이 가능하다.

비록 그것이 생에에 단 한번뿐인 짧은 순간일지라도 말이다...

by 냉정과열정사이 | 2007/04/06 00:30 | M&M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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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ryn. at 2007/06/14 14:16
단 한번이라. 낭만적이네요. 이다음에 볼 때의 재미를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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